한국에서 12년, 호주에서 12년, 이제 베트남에서 12년을 준비하고 있다.

호치민시티 AKA 사이공

남들은 일생에 한 번도 없을 이민이 두 번이나 있다니. 타고난 역마살인가? 아니면 쉬이 싫증을 느끼는 성격 탓인가? 아니면 인생의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떠 도는 것인가?

생각해 보면 한국을 떠날 때도 힘들어서 떠난 것이 아니고 호주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도 여기의 삶이 힘들어서가 아니다. 인생의 목표 변경에 따른 판 바꾸기.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요즘 뜨는 워라벨을 위해 호주로 이민을 왔고 그 목표를 너무나 쉽게 이루었다. 퇴근 후 취미로 테니스도 치고, 주말에는 일 생각 없이 푹 쉬고, 일년에 한달은 휴가. 바쁘고 북적대는 한국에서 편안하고 조용한 삶을 찾아 호주에서 와 그 목표를 이루었으면 그리 쭉 갔으면 되었을 것을…

호주에서 직장 생활 동안에 생긴 작은 기회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어쩌다 사업으로 돈을 좀 벌어 보고 나니 인생의 목표가 워라벨에서 경제적 독립으로 변경이 되고 그렇게 되니 워라벨에는 적합하던 호주가 변경된 내 인생 목표와는 전혀 맞지 않게 되어 버렸다.

내가 받던 그 높은 임금 수준에 사람 고용하기 어렵고, 내가 직장에서 놀면서 일하던 그 생산성으론 다른 나라와 경쟁하기엔 너무나 어렵고, 소득세는 너무나 높은 이 곳에서 사업을 한다는 건 너무나도 비생산적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환경을 받아들이고 주어진 조건에 순응하여 모든 고난을 이기고 목표한 바에 이르는 슈퍼히어로 같은 삶을 살지만 나는 조건이 마음에 안 들면 하기 싫고 승산 없는 정면 대결 보다는 잔꾀와 기습으로 이길 확율을 높이는 빌런이라 자연스럽게 사업하기 좋은 베트남으로 가게 되었다. 두 번의 이혼. 세 번째 아내.

베트남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아 목표했던 경제적 독립을 이루고 또 다른 12년을 살게 될 지, 1년 만에 관대한 호주의 사회 시스템으로 돌아와 여유롭게 다시 조용히 살게 될 지, 늙으면 고향 찾는다고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한국으로 가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호주 이민 왔을 때 겪은 시행착오 및 나만의 노하우를 하나도 적어 놓은 것이 없어서 이제는 낭비되어 버린 것이 아까워 이번에는 2020년 베트남 이민을 결정하면서 이민 준비, 초기 정착, 사업 시작, 운영하면서 겪은 일들을 이 블로그에 모두 기록할 예정이다.

이 블로그에 남기는 2020년 1년간의 기록을 보고 베트남에 이민오려는 사람들에게 나는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 하는 타산지석이 될 지, 나도 저렇게 해서 성공해야지 하는 본보기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베트남 이민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2020년을 여기에 정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