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날씨 때문에 고민했던 치앙마이 이주
치앙마이에서 살려고 결심하면서 솔직히 날씨 걱정을 엄청 많이 했다. 태국 하면 일단 덥다는 이미지가 강하지 않나? 특히 9월부터 12월까지는 아직 지내보지 못했지만, 1월부터 8월까지 치앙마이에서 생활해보면서 (1월부터 6월까지는 실제로 거주했고) 저번에 치앙마이 처음 왔을 때가 여름 휴가 기간이라 대부분의 날씨는 경험한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진짜 솔직하게 치앙마이 날씨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한국 사계절에 대한 착각에서 벗어나기
어릴 때부터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라 좋다”라고 초등학교 사회 시간에 세뇌당해서 살았다. 그런데 진짜 그게 좋은 건가? 호주 이민 가서 깨달았다. 겨울이 없다는 것이, 그리고 여름에 습기가 없다는 게 얼마나 사람에게 좋은지 말이다.
그제서야 우리나라가 얼마나 날씨 때문에 사람들이 고생하는지 알게 되었다. 한국의 여름 습도가 얼마나 끔찍한지, 겨울 추위가 얼마나 사람을 지치게 하는지 말이다.
호주에서 몇 년 살다가 다시 한국 들어가서 여름 보내는데, 진짜 이게 사람 사는 곳인가 싶더라. 밖에 나가면 사우나고, 실내에서만 생활해야 하고. 이런 극과 극의 온도차가 너무 힘들다.
치앙마이 날씨,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다
그러다 이번에 치앙마이에서 살게 되었는데, 정말 날씨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다. 아니, 좋다는 표현도 부족하다. 진짜 날씨 천국이다.
첫째: 건기 날씨가 정말 완벽하다 (11월~2월)
건기 날씨는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 창문 열어놓고 자면 새벽에 추워서 깰 정도다. 한국 가을 날씨와 비슷한데, 이게 몇 달 동안 계속된다고 생각해보라.
선선한 바람에 건조해서 햇빛이 쨍쨍해도 전혀 덥지 않다. 그냥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다. 이런 날씨가 3-4개월 지속된다니, 진짜 살 맛 난다. 치앙마이 사람들은 춥다고 긴 팔이나 잠바를 입는다.
한국에서는 이런 날씨가 일 년에 몇 주밖에 없잖나? 봄, 가을 딱 좋은 날씨가 금방 지나가버리는데, 여기서는 그 좋은 날씨가 꽤 오래 계속된다.
습도도 낮아서 빨래도 금방 마른다. 한국 장마철에는 빨래가 안 마르는 그런 스트레스가 전혀 없다.
둘째: 더워지기 시작하는 4-5월도 한국보다 낫다
비가 오기 시작하면서 더워지는 4월부터 5월. 이때가 치앙마이에서 가장 더운 시기라고 하는데, 그래도 한국 여름보다 훨씬 시원하다.
가장 중요한 건, 비가 오면 에어콘을 안 켜도 될 정도로 시원해진다는 거다. 한국은 비가 와도 습해서 더 답답하지만 여기는 정반대다. 비가 오면 바로 시원해진다.
물론 낮에는 덥다. 하지만 한국처럼 숨 막히는 습한 더위가 아니라 건조한 더위다. 그래서 그늘에만 들어가도 확실히 시원하다. 한국은 그늘에 들어가도 습해서 끈적끈적하지만 여기는 그늘에 있으면 견딜만 하다.
그리고 밤에는 확실히 온도가 떨어진다. 한국 여름밤처럼 밤에도 덥고 습한 게 아니라, 밤에는 선선해진다.
셋째: 우기인 7-8월도 한국 여름보다 나음
7월부터 8월까지는 확실히 비가 많이 오고 조금 습하기는 하다. 하지만 그래도 한국 여름보다는 훨씬 낫다.
밤에 온도가 25도 밑으로 안 떨어지긴 하지만, 한국 여름도 그렇지 않나? 오히려 한국은 밤에도 습해서 더 끈적끈적하다.
여기는 비가 자주 오니까 공기가 깨끗하다. 한국 여름은 미세먼지에 습도까지 더해져서 정말 숨 막히는데, 여기는 비가 와서 공기가 맑다.
그리고 비가 오는 패턴도 좋다. 하루 종일 내리는 게 아니라 시원하게 한 차례 내리고 그친다. 그러면 바로 시원해진다.
한국 날씨와 비교해보면…
한국에서 살 때를 생각해보자.
한국 겨울: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는 추위에, 건조해서 코 막히고, 난방비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외출하려면 옷을 겹겹이 입어야 하고.
한국 봄: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꽃가루 알레르기로 고생하고. 좋은 날씨는 며칠 안 가서 바로 여름으로.
한국 여름: 습도 80% 넘는 찜통 더위에, 에어컨 없으면 잠도 못 자고. 밖에 나가면 5분 만에 땀범벅. 전기세 폭탄에 감기까지.
한국 가을: 딱 한 달 정도 좋다가 바로 추워짐.
이게 사계절이 뚜렷해서 좋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호주 생활 경험이 준 깨달음
호주에서 몇 년 살아보니까 진짜 알겠더라. 날씨가 사람 삶의 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호주는 겨울이라고 해도 한국처럼 춥지 않다. 그리고 여름도 습하지 않아서 견딜 만하다. 날씨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날이 확실히 적었다.
그때부터 생각했다. “왜 우리는 날씨 때문에 고생하면서 살아야 하지?”
날씨가 좋은 곳에서 살면 전기세도 덜 나오고, 건강도 좋아지고, 기분도 좋아진다. 옷도 간단하게 입을 수 있고, 빨래도 잘 마른다. 이런 게 진짜 삶의 질이다.
치앙마이의 유일한 단점: 화전 기간 미세먼지
치앙마이 날씨에 딱 하나 단점이 있다면 2월 말부터 3월까지의 화전 기간이다. 이때는 정말 공기질이 엄청 안 좋다.
처음에는 이거 때문에 많이 걱정했다. “와, 이거 한국보다 더 심한 거 아니야?” 싶을 정도로 뿌옇다.
하지만 막상 겪어보니까 한국 미세먼지, 황사와 거의 같은 수준이더라. 아니 어쩌면 한국이 더 심할 수도 있다. 한국은 일년 내내 불규칙하게 미세먼지가 오지만 치앙마이는 딱 이 시기만 조심하면 된다. 예측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한국에서도 미세먼지 나쁜 날에는 굳이 밖에 나가서 뛰거나 하지 않았듯이, 치앙마이에서도 공기 안 좋으면 그냥 집이나 실내에만 있었다. 카페, 쇼핑몰, 영화관 이런 곳에서 시간 보내고. 그랬더니 그냥 지나가버렸다.
3월 중순쯤 되면 비가 오기 시작하면서 공기가 깨끗해진다. 그러면 다시 완벽한 날씨로 돌아온다.
치앙마이는 진짜 날씨 천국
살아보니까 치앙마이는 정말 날씨 천국이다. (방콕은 덥던 걸 벌써 다들 체험해봤으니 논외로 하고)
한국 여름보다 훨씬 나은 여름이 9개월, 그리고 한국 가을 같은 완벽한 날씨가 3개월. 이게 치앙마이 날씨의 전부다.
일 년 내내 에어컨 없이도 살 수 있는 날이 절반 이상이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옷도 간단하게 입을 수 있다. 한국처럼 계절마다 옷을 바꿔 입을 필요가 없다. 티셔츠, 반바지 몇 벌이면 일 년 내내 생활할 수 있다.
각 계절별 자세한 후기
12-2월: 완벽한 날씨 (단, 화전 기간 제외)
정말 완벽하다는 표현밖에 할 말이 없다. 낮에는 따뜻하고, 밤에는 선선하다. 습도도 낮고, 바람도 시원하다.
이때는 정말 에어컨이나 난방 없이도 완벽하게 생활할 수 있다. 창문만 열어놓으면 자연바람으로 충분하다.
야외 활동하기에도 최적이다.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아서 하루 종일 밖에 있어도 괜찮다.
다만 2월 말부터는 화전 때문에 공기질이 안 좋아지기 시작한다. 이때부터는 실내 활동 위주로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
2-3월: 화전 기간, 미세먼지 이슈
2월 말부터 3월에는 화전 때문에 공기질이 정말 안 좋다. 이때는 솔직히 걱정했다. 하늘이 뿌옇고 미세먼지 수치도 높고.
하지만 막상 경험해보니까 한국 미세먼지, 황사와 거의 같은 수준이더라. 한국에서도 미세먼지 나쁜 날에는 굳이 밖에 나가서 운동하거나 하지 않았잖나? 치앙마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공기 안 좋은 날에는 그냥 집이나 실내에만 있었다. 카페나 쇼핑몰 같은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그랬더니 그냥 지나가버렸다.
한국은 미세먼지가 일년 내내 불규칙하게 오지만 여기는 딱 2-3월 정도만 조심하면 된다. 오히려 예측 가능해서 더 낫다.
3월: 조금씩 더워지기 시작
3월부터는 조금씩 더워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직은 견딜 만하다. 낮에는 좀 덥지만 밤에는 여전히 시원하다.
이때부터 가끔 에어컨을 켜기 시작하지만, 하루 종일 켜지는 않는다. 밤에는 꺼도 된다.
4-5월: 더워지지만 한국보다 나음
4월부터 5월이 치앙마이에서 가장 더운 시기다. 하지만 한국 여름에 비하면 정말 양반이다.
습도가 낮아서 그늘에만 가도 시원하다. 한국은 그늘에 가도 습해서 끈적끈적하잖나?
비가 오면 바로 시원해진다. 이때의 비는 정말 반갑다. 한국 장마철 비는 와도 습해서 더 답답한데, 여기 비는 시원함을 가져다준다.
6월: 우기 시작, 더위 완화
6월부터 우기가 시작되면서 더위가 많이 완화된다. 비가 자주 와서 공기도 깨끗하고 시원하다.
비가 오는 패턴도 좋다. 하루 종일 내리는 게 아니라 시원하게 한 번 내리고 그친다.
7-8월: 우기 절정, 그래도 한국보다 나음
7월, 8월이 우기 절정이다. 비가 자주 오고 습도도 올라간다. 하지만 그래도 한국 여름보다는 훨씬 낫다.
밤에도 25도 밑으로 잘 안 떨어지긴 하지만, 한국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여기는 습도가 한국보다 낮아서 더 견딜 만하다.
주변 반응과 현실
치앙마이 오기 전에 주변에서 “태국은 덥지 않아?” 이런 얘기 많이 들었다. 근데 막상 와보니까 그런 걱정이 기우였다.
물론 개인차는 있다.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라면 한국 겨울보다 치앙마이 건기가 좋을 것이고,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라면 치앙마이 더운 계절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치앙마이 날씨가 한국보다 훨씬 살기 좋다는 건 확실하다.
결론: 다들 걱정 말고 치앙마이 오자
정말 솔직하게 말해서, 치앙마이 날씨는 한국 여름보다 나은 여름 9개월과 한국 가을 날씨 3개월의 완벽한 날씨 천국이다.
날씨 때문에 치앙마이 이주를 망설이고 있다면, 그런 걱정은 정말 안 해도 된다. 오히려 한국 날씨가 얼마나 사람을 고생시키는지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다들 걱정 말고 치앙마이 오자. 진짜 후회 안 한다. 날씨만으로도 삶의 질이 확실히 올라간다.
물론 9월부터 12월까지는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지금까지 경험한 것만으로도 확신한다. 치앙마이는 정말 날씨 천국이다.
한국에서 사계절 때문에 고생했던 모든 분들께 정말 추천한다. 여기 와서 살아보면 “아, 이렇게 살 수도 있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