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인한 슬기로운 격리 생활

현재 호주는 사회적 거리두기 social distancing 이 3월 23일에 실시된 후 지금까지 4주가 지났다.

많은 사람들이 집에만 있어서 너무 힘들다 괴롭다 하고 빨리 2주나 3주가 지나 정상으로 돌아가길 원한다는 많은 이들의 바램이 들리고 있는데 2~3주 후에 증가세가 나아지면 과연 다시 원래 정상적인 우리로 돌아갈 수 있을까?

집에만 있다 보니 전세계 전염병 추이를 자주 지켜 보고 있는데 어떤 나라도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기하급수적인 증가를 막은 나라는 Zero.

싱가폴같이 초기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잡은 듯 하다 섣불리 경계를 늦추고 학교를 개학 했다가 다시 폭발적으로 늘어가는 나라들을 보고 있으니 단기간에는 어쩌면 올해는 격리 생활이 안 끝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초기에는 올해 계획이 다 어그러지고 베트남에 차려진 회사는 투자금을 입금도 못해보고 닫힐 거 같다는 짜증에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는 베트남 회사니 올해 계획이니 이런 것을 떠나 세계가 어찌 될까하는 불확실성에 몇 일 잠도 못자고 걱정하다 격리 생활 일 주일 정도가 지나니 이게 또한 새로운 세상이더라.

어찌 될 지 알 수가 없어 미래에 대한 걱정을 포기하고 나니 완전히 오늘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생활의 시작이다.

그 전에 모든 사람들이 바쁘게 살 때는 왠지 뒤쳐질 거 같아서인지 나 또한 미래에 대해 생각하면서 스스로가 아무 걱정거리가 없으면 그게 걱정이 되서 스스로 걱정거리를 만들어 그걸 걱정하며 보내느라 하루를 허비했다.

행복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행복함을 느끼면 불안해 하듯. 걱정 없이 지낸 적이 없으니 걱정이 없으면 미래에 대한 고민도 안하고 막 산다고 자책하면서 스스로 생각할 걱정 거리를 만들어 걱정을 하곤 했는데.

지금은 세계에서 난다 긴다 하는 석학도, 경제학자도, 의사도 당장 5월달에 우리의 모습이 어쩔지 아무도 모르니 내가 생각한다고 머가 달라질까 도리어 아무 생각도 안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아침에 일어나 오늘은 머 먹지? 오늘은 머하지? 하는 생각만 하게 되었다.

걱정을해서 걱정이없어지면 걱정이없겠네

하루 버전의 마음챙김 연습이랄까? 한시간 정도 명상을 하면서 내 호흡이나 내 몸에 집중을 하 듯. 그 전에는 아침에 일어나 오늘에 대한 생각 없이 내 마음은 미래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지금은 온전히 매일 그 날만 생각하고 하루를 보낸다. 날씨가 좋으면 오늘은 운동을 어디로 갈 지? 오늘 점심은 멀 먹고 싶은지? 저녁에는 몰 먹을지? 오후 시간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시간이 많이 남을 거 같은데 모든 것을 느긋이 하니 신기하게도 하루가 알차게 채워지는 신기한 경험.

아침에 일어나 느긋이 커피 한 잔 먹고 스트레칭 하고 날씨 좋으면 온 가족이 사람 적은 곳으로 가서 한 두시간 걷고 들어와 아침 겸 점심 챙겨 먹고 치우고 자기가 하고 싶은 거 하고 간식 먹고 홈트한다고 베란다에서 운동 끄적이면 저녁시간. 저녁 먹고 씻고 넷플릭스나 유튜브 좀 챙겨 보면 취침시간.

이렇게 한 달 가까이 살아 보니 그 전에는 하루에 그 많은 일들을 어떻게 다 했나 싶다.

물론 이런 상황은 현재 내가 코로나 바로 전에 모든 걸 정리해서 백수가 되었고 그래서 고정지출 들어가는 게 없는 상황이고 다행히도 아무 일 안해도 매월 들어오는 수입이 있기 때문이지만. 그래도 현재까지는 이 한달의 격리생활이 너무나 좋고 편안하다.

사실 현재 매우 즐기는 중. 와이프도 그런 듯. 유치원 안 가서 닌텐도 스위치 많이 할 수 있는 우리 아들도 그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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